피부와 장은 여러 공통점이 있습니다.
피부의 표면적은 약 25m2, 장은 약 30m2이며 외부 환경과 지속해서 상호작용하는 상피세포로 덮여 있습니다. 상피세포는 미생물의 침입을 막는 방어선 역할을 합니다.
둘다 신경과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해 있고 면역·신경·내분비 기능에 필수적이죠.
게다가 다른 기관에 비해 세포 회전율이 높은 편인데요. 이는 외부에서 새로 들어온 미생물이 부착하거나 그것에 의해 감염되는 것을 억제합니다.
이런 공통점을 가진 두 기관은 친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피부를 단파장 자외선B(narrow-band ultraviolet B, NB-UVB)에 노출하면 혈청 비타민D 수치가 증가해서 장 마이크로바이옴 조성이 변화하는 식으로 말이죠.

특히 위장 건강은 피부의 항상성(homeostasis)과 이항상성(allostasis)에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 이 메커니즘은 장 마이크로바이옴 자체와 그것들의 대사 부산물 모두와 연관이 있을 거로 추측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내 조직, 장기와 양방향으로 소통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면역계의 핵심 조절제입니다.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말은 익히 들어보셨을 겁니다. 장내 미생물이 뇌신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우울증, 치매 등의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이죠.
‘장-피부 축(Gut-Skin Axis)’은 장과 피부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데 관해 연구한 이론입니다.
장내 미생물 환경이 피부 조직과 상호작용하며 건선, 건선 관절염, 베체트병, 여드름 등 피부 질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론입니다.
현시대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피부 축에 대한 이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의학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폐-대장-피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사이(相通)로 봤습니다.
장-피부 축(Gut-Skin Axis) 이론에 따라, 장 마이크로바이옴을 변형시키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이 변형될 뿐만 아니라 피부 질환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미 오장(五臟)과 뇌기능, 피부를 비롯한 바깥에 드러난 감각수용기를 연관지어서 보며, 인체의 상태와 각종 질환을 장의 기능을 통해 판별하고 있습니다.
장-피부 축(Gut-Skin Axis) 이론과 전통 한의학 이론이 맞닿아 있는 지점을 볼 때,
단순히 피부뿐만 아니라 장까지 동시에 마이크로바이옴 정상화를 노릴 수 있는 한의학적 치료-속과 겉이 모두 건강해지는 치료가 최고의 치료입니다.
